얼마전 백종원씨가 출연한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덕분에 인도네시아 음식에 대한 관심이 생긴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인도네시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여의도 인도네시아 대사관 바로 옆, 아파트 상가 1층에 있는 까페 겸 식당 '뜨리마까시(Terimah Kasih)'를 가거나 이태원에 있는 '시티 사라(Siti Sarah)'에 가는 거죠. 하지만 두군데 모두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 2015년 2월 6일 글 수정합니다. 뜨리마까시는 폐점했더군요. ㅠ_ㅠ 흑흑흑


뜨리마까시는 까페 겸 식당이기 때문에 메뉴가 한정적이고 간혹 안되는 음식들도 있어요. 시티 사라의 경우 가격도 비싸면서 맛이 그닥 훌륭하다는 느낌을 못받았죠. 1년 뒤에 가보니 이집트 메뉴까지 겸업하고 있더라구요. 식당이 잘 안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듯 합니다. 쩝.


한국에서 인도네시아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서울보다는 안산을 가는 것이 낫다는 말을 듣고, 지하철을 타고 안산에 마실을 나가보았습니다. 안산 공단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근로자분들 때문에 안산에는 서울에 없는 메뉴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안산역을 내리자마자 멀리에 뽄독 발리 (Pondok Bali) 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뽄독(Pondok)은 우리나라 말로 오두막이라는 뜻. 즉, 발리정(亭) 이런 느낌의 이름이라고 할까요? ㅋㅋㅋㅋㅋ








다문화 거리를 향해 길을 건너려고 보니 세계음식 전문점 간판이; 










종가순대국과 인도네시아 음식들이 나란히 서 있는 아이러닉한 모습. 

요즘은 안산이 이태원보다 더 글로벌한 것 같아요. ㅋㅋ

이곳저곳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등 다양한 식당들이 있습니다.












오늘 찾아갈 곳은 다문화거리 한켠에 위치해 있는 와룽 키타(Warung Kita) 입니다.





와룽 키타를 선택한 이유는 가장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고,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서예요.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음식 중 하나인 빠당(Pudang)식당과 입구가 흡사하죠. 

이런 거 신경 쓴 집은 뭔가 신뢰가 간다능.












어서옵쇼- 와룽키타입니다. 라는 뜻. 와룽 키타를 한국식으로 번역하면 '우리식당' 쯤 됩니다.











식당 내부. 눈오는 월요일 점심 시간이라 그런지 한산~ 

냉장고에는 인도네시아 대표음료인 떼보똘이 가득했어요. 









식당 한켠에 비치된 TV에서는 인도네시아 방송이 흘러나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욱 돋구워줍니다. 

TV위에 있는 새모양 장식품은 '가루다'라는 인도네시아를 상징하는 신조예요.

흰두교 신화에서 유례되었는데 인도네시아 항공사 이름도 가루다일 정도죠.

식당 주인님이 제대로 분위기를 내보고 싶으셨나봅니다. 












장식품들 역시 인도네시아 문화재 중 하나인 꼭두각시 인형들로 가득합니다. 

인형들은 와양(Wayang)이라고 부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주소를 클릭클릭~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267871&cid=51089&categoryId=51089











식당에 젓가락이 없는 것도 특징.














항상 먹는 얘기보다 잡소리가 더 많은 것 같다능;

얼른 먹는 이야기로 가보죠.




총 3가지 요리를 주문했습니다.


나시 고렝 + 아얌 고렝 세트 (12,000원)

박소 (7,000원)

가도가도 (7,000원)



한국에서 인도네시아 요리는 정말 비싸다니까요. -_ㅜ












먼저 나시고렝 + 아얌고렝 세트부터 살펴봐요. 나시고렝은 인도네시아 요리의 대표주자죠.

고렝(goreng)은 fry 라는 뜻입니다. 볶거나 튀기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볶음밥과 닭튀김 세트가 되겠습니다.











맛은 그냥 보통. 맛없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음. 

나시 고렝도 종류가 어려가지인데 이 집은 닭고기를 넣고 볶았더군요.

사실 맛에 비해 가격이 진짜 비싸요. -_ㅜ










그리고 두번째 요리 박소(Bakso)입니다. 바소라고 발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뭐가 맞는지는 잘; (무식무식)

두부가 들어간 버전은 처음 먹어봤어요. 개인적으론 박소 국물에 두부는 별로...











박소는 인도네시아에서 흔히 먹는 미트볼 스프예요. 기본적으로 미트볼이 들어가고 다양한 토핑을 고를 수 있죠.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리나라 포장마차에서 오뎅먹듯 길에서도 쉽게 사먹을 수 있습니다. 











면이 들어있는데 탄력적이지 않아서 좋은 느낌은 못받았어요.











박소는 그냥 드시지 말고 이 소스들을 넣어서 드시면 더 맛있습니다. 

왼쪽은 간장소스인 끄짭(Kecap) 소스예요. 인도네시아에서 케찹소스는 바로 이 간장소스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케찹이라고 부르는 건 토마토 소스로 불러요.

오른쪽은 삼발소스. 시판용으로 나온 우리나라 핫소스+칠리소스 비슷한 맛입니다.


두가지를 넣어서 짭짤하고 매콤하게 국물을 만들어 먹으면 더 맛있죠.












반찬으로 나온 오리지널 삼발이랑 비교해 보세요. 시판용과 달리 씹히는 맛이 젓갈같이 느껴지고 훨씬 맵습니다.

인도네시아 음식은 대부분 튀긴 것들이 많아 느끼해요. 그때 이 삼발이랑 같이 먹으면 느끼한 맛이 확! 줄죠.

저는 나시 고렝 먹을 때도 이 삼발을 넣어서 쓱싹쓱싹 비벼 먹는 편입니다.

오른쪽은 인도네시아에서 반찬으로 주는 피클같은 건데 이름을 잘 모르겠네유. 이것도 맛있음!












세번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도가도! 땅콩소스를 얹은 샐러드예요.










숙주나물, 양배추같은 각종 야채와 삶은 달걀 등등의 재료가 듬뿍 들어갑니다. 

고소한 땅콩 소스랑 어울어져서 진짜 맛있어요~










이건 끄루뿍(Kerupuk)이라고 합니다. 맛은 우리나라 알새우칩 같아요. 

우리에겐 과자지만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이걸 반찬으로 먹습니다.

밥이랑 같이 먹기도 하는데 우린 알새우칩을 반찬으로 먹지 않으니까;; 그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지죠.

하지만 가도가도랑은 잘 어울립니다. 끄루뿍 얹어서 한입 먹으면 아이 맛있어라.

하트3











가도가도에는 정말 여러 재료가 듬뿍듬뿍! 들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걸 봤을 때 안산에 온 보람을 느꼈어요.

백종원씨가 나온 EBS 세계 견문록 아틀라스에서도 이게 나오죠. 바로 론똥(Lontong) 입니다. 

쌀을 바나나입에 싸서 찐 음식으로 떡과 흡사하지만 쫀득쫀득하지 않아요. 

오히려 으깬 감자같은 느낌이 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거!! 뗌뻬(Tempeh) !!

이것도 EBS에서 나오는데 ㅋㅋ 우리나라 청국장과 흡사한 느낌입니다.

삶은 콩을 바나나잎에 싸서 발효시킨 뒤 볶거나 튀겨서 주로 먹어요.


주문한 3가지 요리 중에서 가도가도가 제일 맛났습니다.














음료수도 2잔씩 주문했어요. 왼쪽은 수수소다(susu soda) 우유 탄산 음료예요. 

주로 연유를 탄산수에 넣어서 만들죠. 밀키스랑 유사한 맛인데 연유를 넣는 덕분에 훨씬 답니다. 

오른쪽은 밀크티 (es teh susu) 역시 연유를 넣어서 엄청 달아요.










1년 내내 여름인 더운 나라기 때문에 음료수가 대부분 우리 입맛엔 엄청 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매우 중독적인 맛이되죠. 같이간 동생은 달다고 절래절래. 하지만 저는 동생 몫까지 쭉쭉!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주로 먹는 홍차 브랜드인 사리왕기를 사용해서 더 본토 분위기가 납니다.

보통은 밀크티보다 홍차에 설탕을 왕창 넣은 에스 떼 마니스(es teh manis)를 더 주로 마시는 편입니다.

단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도전해보시길...














오늘도 깔끔하게! 

텅~~~










맛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다음에도 방문할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제가 먹고 싶었던 깡꿍이 없었고.(Kangkung:시금치 볶음과 비슷한 요리) 안산에 인도네시아 식당이 이곳저곳에 있어서 다음 번에는 다른 곳에 도전해볼 것 같습니다. (사장님 죄송) 하지만 와룽키타에 대해 불만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니, 블로그 보시는 분들은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 음식을 먹을 때마다 아쉬움이 있어요. 일단 가격이 현지보다 너무 비싸요. 물론 수입되는 가격이나 우리나라 물가에 맞춘다고 생각해도..비싸게 느껴지는게 사실이예요.개인적으로는 인도네시아 음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느끼는데, 이 가격을 내고 그만한 만족감을 느낄 사람은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2,000원이면 차라리 파스타를 선택할 사람이 많을 거예요. 인도네시아 음식이 대중적으로 소개되기 위해선 이 부분이 개선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아쉬움은 메뉴가 비슷비슷 하다는 것. 우리나라식으로 이해되기 쉽게 표현하자면, 전라도 음식, 경상도 음식, 강원도 음식이 다 다른데 김밥 천국만 잔뜩 있는 느낌. 순두부찌개, 김치볶음밥, 불고기 뚝배기 이런 김밥천국 식사류 메뉴들을 파는 식당만 가득해요. 그게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통사람들이 즐겨먹는 대중적인 음식이고 언제 먹어도 맛있죠.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나라도 크고 민족도 다양한 만큼 정말 다양한 음식이 있어요. 우리나라 음식이라고 비빔밥만 소개하면 아쉬운 법이잖아요. 다양한 인도네시아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음식점도 생겼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빠당이나 순다 음식 같은... 발리 유명한데 발리 음식이라도. 으엥엥... -_ㅜ 













은행에 한국어 설명도 없고...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광고들도 가득.

안산은 정말 외국인들이 많은 것 같았어요. 그 뜻은 진짜 현지스타일 음식을 맛볼 기회도 많다는 뜻!

조만간 또 찾아가서 새로운 음식을 맛볼 계획입니다.호호호  기대되라~








마지막으로 와룽키타 위치 알려드립니다.






인도네시아 우리 식당

와룽 키타



- 끗 - 





<사진 출처>

http://kakitravelkhairuddin.blogspot.kr/2014/03/jalan-jalan-mencari-kain-sulam-di-bukit_11.html

http://nasipadanglangkasukasungaipetani.blogspot.kr/2013/11/selamat-datang.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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